탄핵 추진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의 전화번호가 공개되고 국민들은 항의 문자를 밤새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에게 보내고 있다한다. 새누리당은 전화번호를 유출한 사람을 찾아내 고발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도 한다. 참으로 가소로운 생각이다. 선거 때만 되면 유권자들의 휴대폰 전화번호를 불법적으로 알아내서 날마다 문자홍보를 하던 자들이 유권자가 문자 좀 보냈다고 일을 못하겠다는 둥 그리 불만을 표출할 일인가 묻고 싶다. 

 지푸라기마냥 아무런 힘도 없는 국민들은 흔들림이 없는데 대통령의 담화 하나로 권력의 맛을 아는 국회의원들이 급격하게 요동치고 있다.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선 지 한 달이 넘어섰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날씨는 추워지고 지칠 법도 할 텐데 갈수록 성난 민심은 단일대오로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그만 두는 합법적인 방법은 두 가지 방법 밖에 없다. 하나는 스스로 하야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국회에서 탄핵을 당하는 길이다. 그런데 지난 3차 대국민담화에서 대통령은 초헌법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떠넘겼다. 국회는 대통령의 거취를 탄핵하는 길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는데도 말이다. 한마디로 국정농단도 모자라 이제는 헌법농단까지 하는 ‘나쁜 대통령’이다. 대놓고 국민들의 이간질을 획책하고, 국회를 야합하고 싸움질하게 하는 술수임에 틀림없다. 아니나 다를까 탄핵에 동조하던 비박이 흔들리고 야당의 공조마저 흔들거렸다. 
 국민들은 12월 2일 탄핵을 결정하고 12월 3일을 ‘국민 승리의 날 촛불집회’를 희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성난 촛불민심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이 무섭다. 12월 2일 탄핵발의가 국민의당의 거부로 무산되자 국민들의 항의로 당 홈페이지가 마비되고 국민의당 국회의원 사무실에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한다. 국민들은 끊임없이 달포 동안 합법적인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야합에 의한 초헌법적인 대통령의 거취를 요구한 적이 없다. 새누리당의 협조 없이는 탄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새누리당의 조건에 끌려 다니는 국민의당의 모양새를 국민들이 엄중하게 경고하고 있다. 법을 위반한 대통령이 국민에게 조건을 내놓고 퇴진 후를 설계할 자격이 있는가? 무엇이 두려워서 그들의 협조를 구하는가. 박영수 특검은 국민의 의지를 믿고 수사에 임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국회의원도 자신을 국민의 대표로 뽑아 준 유권자의 의지를 믿고 유권자의 의지를 대행하면 될 일이다. 
 대통령의 탄핵은 국민의 요구이자 주권자로서의 국회에 대한 명령이다. 야당의 공조만으로는 탄핵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주장하고 요구하는 것은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들의 압박이자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야당은 비박의 협조에 대하여 비굴한 모습을 보일 필요조차 없다. 그들에 대한 심판은 국민이 하면 된다. 그런데도 국민의당이 비박의 협조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구실로 탄핵발의를 1주일이나 늦춘 것을 국민은 납득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궁색한 변명은 필요가 없다. 지난 총선에서 야당의 분열을 국민들은 우려했고 지금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의 밥그릇 싸움에 질려 단일화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탄핵발의 연기로 촛불이 광화문에서 여의도로 옮겨갈 기세에 국민의당은 화들짝 놀라 부랴부랴 12월 5일 탄핵발의를 제안했고 야3당은 12월 9일 탄핵발의를 하기로 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결정이다. 국민들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대표의 돌출행동이나 국민의당 강연재부대변인의 트위터 돌출행동 등이 야권공조를 흔들어 탄핵정국을 망칠까봐 조마조마한 시선으로 야당을 지켜보고 있다.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는 것은 야당도 여당과 다를 바가 없다.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것인가?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인가? 이래서야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겠냐 싶다. 
 국민의당의 탄핵발의 연기에 대한 결정 때문에 국민들은 1주일을 다시 거리로 나가야 한다. 지금 국민이 걱정하는 것은 탄핵이 부결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원하지 않는 방법으로 대통령의 거취가 결정되는 것이다. 탄핵 후의 자기 당의 이득을 계산하는 모습이나 국회의원 자신의 이득을 계산하는 모습에 국민이 화가 나 있는 것이다.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선 시민들은 새로운 대통령을 뽑기 위해 나선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촛불민심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돈이나 권력에 상관없이 평등하고 법으로도 공평한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국민의 마음을 표출하고 있다. 아울러 국정농단을 일삼아온 대통령이든 재벌총수든 공평한 법 집행으로 책임을 물으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은 벌써 자신들의 당이 정권을 잡은 양 김칫국을 먼저 마시는 듯 착각 속에 빠지지 말기를 바란다. 지금은 민주당 깃발도, 국민의당 깃발도, 정의당 깃발도 내려놓고 나와야 한다. 국정농단을 방치한 새누리당 또한 공범이다. 조금이라도 국민들에게 사죄하는 길은 탄핵에 동참하는 길이다. 
 달포동안 국민의 목소리는 한결같은데 정치인들의 변덕은 손바닥 뒤집듯 하고 있다. 지난 주말 촛불민심에 놀란 비박은 다시 탄핵에 동참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한다. 그러나 남은 며칠 동안 저들의 변덕이 어디로 갈 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새누리당은 탄핵이 부결되면 국민들의 촛불이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하는 횃불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지금 거리에서 촛불을 든 국민이나 TV로 촛불집회 생방송을 보는 국민이나 한 마음으로 요구하는 것은 ‘즉각 퇴진’, ‘즉각 탄핵’ 뿐이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달포동안 촛불을 들고 있는 국민의 뜻을 제대로 읽고 행동하는 국회가 되기를 엄중하게 요구한다. 12월 9일은 지난 주말 전국에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염원했던 200여 만 명의 촛불시민에 대한 화답으로 탄핵을 통과시켜야 한다. 탄핵결정으로 광화문광장에서 부산에서 대전에서 광주에서 대구에서 제주도까지 ‘대한민국 국민 승리의 날 축하 촛불집회’가 열리기를 희망한다.

-최낙운
본보 칼럼위원
sky학원장전 고려대 정읍향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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