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있다. 남이 잘되는 것을 기뻐해 주는 대신 질투하고 시기함을 이르는 말일 것이다. 원래는 좋은 말인데 일제의 왜곡으로 반대의 뜻으로 바뀌었다고 하지만 진위(眞僞)를 찾기는 어렵다. 이와는 반대로 이스라엘의 속담 중에는 ’사촌이 부자가 되면 춤을 춘다‘라는 속담이 있다 한다. 이들은 성공을 하게 되면 많이 베풀며 살라는 기본적인 가르침이 배후에 깔려있어서 가장 가까운 사촌이 가장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기뻐한다는 것이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중국에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와 같은 속담은 없다. 중국인들은 어려서부터 펑츠(碰瓷:일부러 시비를 걸어 돈을 뜯어내는 행위)를 당하지 않도록 교육을 받아 와서 자신과 이해관계가 없는 일에는 철저히 무관심하고, 남의 재물이나 성공에도 관심이 없는 것이 그들의 생활 습관이 되었다 한다. 슬픈 일은 많은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나의 경사를 진심으로 같이 즐거워할 친구를 몇 명이나 두었는가?

 ‘그 사람은 월급은 적은데 생기는 것이 많아’ 그리 오래되지 않은 예전에 흔히 들었던 말이다. ‘생기는 것’이라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에 뒷돈이고 부정이리라. 지금은 벌써 추억이 되어버린 일이지만 10년 이상 운전하는 사람들은 교통 단속을 당했을 때 단속 경찰에게 적당히 거래를 하고 위반 스티커를 모면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금은 그때의 일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찰들이 청렴해졌다. 운전을 하다보면 교통 위반 단속을 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재수가 없다고 생각을 한다. 재수가 없는 것이 아니고 지켜야 할 법규를 위반한 것에 대하여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작년 말에 “한국인의 거짓말”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책의 서문에서 저자가 언급한 내용을 조금 언급해보면, 한국은 거짓말을 많이 하고 잘 속아 넘어간다는 것이다. “조선인은 거짓말을 잘한다. 남을 속이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잘한 일로 여긴다.” “이 민족을 현재의 쇠퇴에서 건져 행복과 번영의 장래로 인도할까 생각하는 형제자매에게 드립니다. (중략) 첫 번째, 거짓말과 속이는 행실이 없게 함이니.” 각각 《하멜표류기》와 도산 안창호의 〈민족개조론〉에서 언급된 대목이다. 300년의 시간을 넘어 두 위인이 공통되게 지적한 한국인의 문제점이 있다. 바로 ‘거짓말’이다. 누군가는 이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혈관에는 피 대신 거짓말이 흐른다”고 까지 말한다. 실제로 한국은 OECD 국가 중에 범죄 대비 사기범죄율 1위 국가(2013년 WHO 발표)이다. 2016년 6월에는 한 일본 경제잡지에 실린 기사가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기사 내용은 이렇게 정리된다. “한국인은 거짓말쟁이고, 한국은 사기 대국이다.” 그 기사는 ‘혐한 비즈니스’의 일환으로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며 거짓말의 유형을 분석하고 속아 넘어가지 않는 방법을 기술하였다. 거짓말에 속아 넘어가지 않는 방법 보다는 거짓말하지 않고 정직하게 사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은 아닐지?

최근에 “탄핵정국”으로 지도력이 마비되고 매주 촛불 시위로 시끄럽다. 국회 청문회에서는 진실 공방으로 국민들이 분노로 들끓게 하고 있다. 국가의 지도자로 군림했던 지식인들이 청문회에서 거짓말로 자기를 방어하기 급급하다. 어느 전 국회의원의 말대로 ‘거짓말 공화국’의 현주소를 보는 기분이다. 모든 사람들이 정직해야겠지만,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하는 3개의 직업군이 있다고 생각한다. 법관, 의사, 교육자들이다. 법관은 거짓의 잣대로 인간의 죄목을 판단한다면 타인에게 되돌릴 수 없는 길을 가게 할 수 있고, 의사가 거짓의 마음으로 사람을 수술하고 처치한다고 생각해 보라. 영어에 “Do as I Say, Don’t Do as I Do.(내가 하는 대로 따라하지 말고, 내가 말하는 대로 행동해라)”라는 말이 있다. 교육자의 행동을 따라하지 말고 교육하는 대로하라는 말일 것이다. 교육자라 함은 자라나는 꿈나무들이 거짓됨이 없이 올바르게 자라도록 지도하는 것이 의무이고 우리나라의 장래를 결정하는 첨병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믿는다. 이이 선생은 극기(克己)란 ‘남이 보지 않는 데에서도 자기를 억누르고 이기는 힘’이라 하였다. 자신과 싸워 이기는 것이 가장 큰 승리라는 것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매주 토요일이면 탄핵 반대집회와 찬성집회가 3달도 넘게 계속되고 있다. 탄핵 찬반 갈등의 골도 점점 깊어지는 양상이다. 미국의 신보호무역주의에 직면한 대한민국은 달러화의 상승에 따라 수출 여건이 매일 어려워지고 있으며, AI, 구제역등 축산 농가들이 초토화되고 있고, 유가상승에 편승하여 물가는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다. 정치인들은 국민의 복지나 생활은 뒷전이고 대선을 위한 경쟁과 편가르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남북으로 갈린 것도 모자라 이제는 남쪽도 두 개로 갈라져야하는가?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고 따지기에 앞서 이제는 그만 빨리 끝내고 민생을 살펴야하지 않을지? 우리의 선배들이 피땀을 흘려 만들어 놓은 우리의 현재와 미래가 무능한 정치인들에 의해 침몰해가고 있지는 않는지 우려스럽다. 

남의 탓만 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 남들이 잘되는 것을 배 아파 하지는 않는지, 위반을 하지 않고 운전은 하고 있는지, 학생들을 양심껏 잘 가르치고 있는지, 남의 눈의 티끌은 잘 보이고 내 눈의 대들보는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닐지? 이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부끄러워지는 하루이다.   

이충훈 본보 칼럼위원원광대 교수전북과학기술위원회(태양광분야)연구위원장(2010년~2016년)
(사)한국물리학회 재정위원장(2015~2016)
(사)한국3D프린팅학회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저작권자 © 정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