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몰아치는 비바람에 정읍천변과 내장산 주변의 벚꽃들이 한 순간에 다 지고 있다. 벚꽃축제 기간 거리를 거닐며 보았던 아름다운 꽃들이 아쉽게도 후드득 다 떨어져 버렸다. 거센 바람처럼 들고 일어난 국민들의 촛불 평화항쟁으로 무능하고 부패한 대통령이 봄비에 떨어지는 꽃잎처럼 탄핵을 당하였다. 권불십년에 화무십일홍이라. 옛말에도 권력의 힘은 십년을 못가고, 붉은 꽃의 아름다움은 십일을 못 간다 했다. ‘어쩜 이리도 선인들의 말씀이 구구절절 맞는가?’ 감탄할 따름이다.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고 갈 대통령을 뽑는 날이 20여 일 후이다. 5월 9일로 조기 대선 날짜가 정해졌다.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질 것인가 모든 국민들은 고민에 앞서 걱정이 앞설 것이다. 아직도 보수집결로 표를 얻으려는 보수후보, 지역감정을 이용하여 상대후보를 매도하는 후보들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에 임하는 후보들의 이런 행태들은 촛불의 힘으로 국정을 농단한 대통령을 탄핵시킨 국민에 대한 도리가 결코 아니다. 아직도 국민이 원하는 세상이 무엇인지 감도 잡지 못한 후보들의 발언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그래도 5월 9일은 권력을 남용했던 부패권력을 국민의 투표로 확실하게 단죄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 환상만을 믿고 투표했던 국민들은 반성하는 마음으로 투표하는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가? 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품격이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는가? 걱정과 고민이 많을수록 우선 대한민국의 발전과 품격에 맞지 않는 후보부터 걸러 내야한다. 근거도 없이 지역감정으로 이념공세로 국민을 이간질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후보부터 배제해야 한다. 선거 때가 되면 이 당에서 저 당으로, 저 당에서 이 당으로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철새정치인들이 둥지를 옮겨 다닌다. 이런 철새정치인들을 받아 주는 후보도 배제해야 한다.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고 대한민국의 품격을 지키는 사람은 정치인을 선출하는 국민들이어야 한다. 지난 100여 일간의 촛불 집회를 보고 세계인들이 감탄했듯이, 유권자가 품격이 있을 때에 대한민국의 위상도 높아가는 법이다. 
 탄핵정국으로 국민들의 마음이 두 동강나 있다고 한다. 분열된 민심을 화합하는 소통의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도 한다. 한편에서는 적폐청산 없는 화합은 시기상조라고도 한다. 화해와 화합은 진정한 반성과 사과에서 나오는 것이다. 전두환이 5.18민주화운동 희생자에게 사과 한 마디 하지 않는데 전두환과 화해하자고 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국민들의 몰매를 맞을 것이다. 몇 달 전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대표가 전두환 예방을 추진하려다 민주당이 난리법석이 난 적이 있었다. 국민들은 이런 추미애대표의 결정을 화합의 정치라고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벌총수의 불구속수사를 주장하고 박근혜의 사면을 성급하게 언급하는 정치인들은 아직도 이것을 화합과 소통이라고 생각하나 보다. 위안부에 대한 사과도 없이 돈으로 해결하려는 일본의 태도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고 있는가 말이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야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 그러고 나서 잘못한 자들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를 받은 후에 화해하고 소통을 해야 순리이다. 이런 의미에서, 유권자는 벌써부터 적폐청산보다는 화합을 내세우는 후보 또한 배제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를 위해 어떤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는 지를 꼼꼼히 살펴보고 선택해야 한다. 참으로 오랜만에 신문지면에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아름다운 내용의 기사가 보였다. 청년 고용을 늘리기 위해 공공운수 노조가 기득권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제안이다. 노동시간 단축과 성과급 축소로 임금이 삭감되는 고통을 감내하겠다며 일자리 나누기를 제안한 것이다. 노동자가 자신의 임금 삭감을 감내한다는 것은 제 살과 뼈를 깎는 고통과 다를 바가 없다. 무릇 양보라고 하는 것은 없는 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가진 자가 하는 것이 보편적인 미덕이다. 대한민국은 청년 고용이 계속 줄어들고 출산률이 세계에서 꼴찌로 치닫고 있다. 청년실업이 사회불안의 한 요소인 요즘, 한 줄기 단비와도 같은 시원한 기사였다. 이제는 대선후보들이 이에 화답해야 한다. 경제정의에 입각한 법률을 제정하여 정규직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는 공약이 뒤따라야 한다. 육아보육을 국가가 전면 책임지는 공약도 있어야 결혼과 출산도 늘어 날 것이다. 기득권층의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특목고나 자사고를 폐지하고, 지방고와 일반고 중심의 교육개혁을 주장하는 후보가 있어야 서민들의 자녀들이 신나게 공부할 것이 아닌가? 재벌중심의 경제정책을 서민 중심의 경제정책으로 전환하려는 후보가 있어야 경제 불균등을 바로 잡아 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차별, 성차별을 근절하려고 노력하는 후보도 있어야 한다. 이번 선거는 연령 대결, 지역 대결이 아니라 이런 공약들이 있는가를 꼼꼼히 살펴보고 유권자 각자에게 필요한 후보에게 표를 주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강한 미국을 만들어 경제를 살리겠다는 미국의 트럼프는 취임 100일도 되기 전에 선거공약을 대부분 철회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내세운 후보를 당선시켜놓고 대통령을 지지하는 지지율은 역대 최저라고 한다. 우리도 투표를 하기 전에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이다. 대한민국 대선도 후보들의 정치철학이나 정책대결보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려 신상 털기에 치중하는 양상이다. 아직도 유권자가 더 현명해져야 할 대선이 되었다. 국민을 위하여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들의 공통된 출마의 변을 듣고 있으면 우리 국민들은 행복한 국민인 듯해진다. 당선이 되어서도 아침마다 눈을 뜨면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어야 한다고 다짐할 수 있는  대통령을 찾아내야 한다. 사탕발림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후보보다는 차라리 나를 위해서 대통령이 되려 한다는 후보가 솔직한 편이 아닐까 싶다. 제발 이번에는 제대로 뽑아보자. 

-최낙운 
본보 칼럼위원
sky학원장전 고려대 정읍향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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