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주민 배려없이 성벽으로 차단,경사에 빙판길 우려 

-민원현장...//

“대체 누구를 위한 도로를 만드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설마 이정도야 되지 않겠지 생각했는데 곁에 성벽을 쌓아 감옥을 만들어 놨다. 자신들이 사는 공간이라면 이렇게 공사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정읍시가 지난해 착공한 작은말고개 도로개설공사 현장 주민들의 볼멘 소리다.
정읍시는 지난해 6월 총 공사비 60억원을 들여 (구)상동회관 사거리에서 구룡동 영창아파트 입구까지 연장 878m, 폭 20m 4차선 도로를 개설하고 있다.
시는 올 11월 이 도로가 개통될 경우 출·퇴근시간 동초등학교 교차로에 집중되는 교통량이 분산돼 원활한 교통소통과 내장상동지역이 지속적인 발전과 일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도로 개설지 주변의 여건은 그렇지 못하다.
도로개설지 인근에서 하우스를 이용해 호박농사를 짓고 있는 최기호씨는 “이 도로가 대체 누구를 위한 도로냐”고 되물었다.
주변사람들의 의견이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성벽을 쌓듯 공사를 진행하고 문제를 제기하자 공사를 중단하고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과연 자신들이 사는 공간 곁에 이같은 공사를 한다면 이렇게 할 수 있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문제는 작은말고개 개설을 위해 성토된 부분이 주변보다 너무 높아 조망권 차단과 통로박스로 통행을 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또한 상동사거리에서 영창아파트 중간 부분의 작은 말고개에 있는 나무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법을 택하다보니 정상부 고도를 많이 낮추지 못해 겨울철이면 큰말고개 빙판길 불편이 여기서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씨 등 반대 주민들은 “기존 말고개가 겨울이면 빙판길로 운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제설작업을 제일먼저 실시하는 구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식의 공사를 실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빙판길 문제도 해결하고 조망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정상부 도로의 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문제를 접하고 정읍시의회 이도형 의원과 조상중 의원이 현지를 다녀가기도 했다.
이도형 의원은 “민원을 접하고 현장을 확인한 결과 문제가 있다는 것에 공감했다. 정읍시 관련부서와 협의해 어떻게든 추가 예산을 확보해 문제를 해결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원 제기이후 작은말고개 개설공사는 일시 중단된 상태다.
특히, 문제는 민원 해결을 위해 추가 필요한 예산이 12억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설계당시부터 신중하고 깊이 있는 검토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면 발생하지 않은 추가 예산 소요 문제가 생긴 것이다.
공사업체 관계자는 “이미 공사가 막바지 단계다. 올 11월 준공을 위해 도로에 우·오수관 매설을 마쳤고 생태도로도 개설한 상태이다. 민원 해결을 위한 추가비용이 12억 이상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공사업체측은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작은말고개 상단부를 최소 2m정도 낮춰야 하는데 이곳에 암반이 존재해 비용이 높게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나무 하나를 보호하기 위해 주변 주민들의 삶이나 운전자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냐. 거대한 성벽 가운데 통로박스 하나 만들어 통행로라고 해놓고 감옥처럼 만든 사람들의 생각이 의심스럽다. 조속한 시정이 없을 경우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는 최씨 등 주민들의 원성에 정읍시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관심사다.
특히, 설계변경에 따라 추가 발생하는 비용의 책임소재 문제 역시 지켜볼 대목이다.
▷한편, 본보 편집위원회(위원장 조병훈)는 작은말고개 개설과 관련 우회도로-중앙로까지 35m도로를 개설해놓은 상태에서 상동사거리까지 연결공사 대신 구 상동회관 사거리에서 영창아파트 구간을 먼저 추진하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도로개설에 따른 효율성 문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앙로와 구 상동회관 사거리를 먼저 연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었으나 정읍시는 토지매입 문제 등을 들어 현재의 구간을 먼저 추진중이다.(이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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