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오플란주(州)의 주도(州都) 릴레함메르, 94년 제17회 동계올림픽이 개최된 현장에서 필자는 또 한번 문화가 달라서 쓸데없는 고통을 함께 겪어야 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화장실 문화이다. 오죽하면 이번 북유럽 4개국 여행에 나선 이모 친구는 절대로 이쪽나라로 여행을 오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다.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방문하기 위해서 그 먼 길을 마다않고 달려왔다가 그곳 유료 화장실 마저도 노르웨이 돈이 없어서 모두가 급히 차에 올라서 다른 장소로 이동을 해야 하는 아픔을 당했기 때문이다. EU에 가입하지 않은 노르웨이는 유로 돈도 받지 않았다. 
그곳 직원 또한 융통성도 없었다. 외국인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하지 않았다. 오직 그곳에는 그들이 만들어 놓은 규칙과 원칙만이 존재했다. 이곳으로 오는 도중 많은 관광객들은 아름다운 미에사 호수와 로겐강 줄기 산중턱에 잘 보존된 19세기 후기 목조 주택에서부터 그림 같은 전망을 바라보며 생리현상을 꾹 참아 왔었다.
한국에서는 통용될법한 것들이 여기서는 안 통했다. 그래서 급히 발길을 돌려야했다. 급한 사람들 때문에 동계올림픽 개최지 언덕에서 아름다운 로겐강과 호수의 전망을 바라보며 감탄사를 연발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하여 여왕이 머문다는 아마리엔보 궁전을 둘러보기 위해 찾아간 그곳 공중화장실 또한 관광객의 배려는 없었다. 수많은 관광객들로 좁은 화장실 입구는 남녀 모두가 긴 줄을 서야만했다.
이 때 전주의 김모의 친구가 화장실 문화을 우리가 수출하자는 말과 함께 언론이 앞장서 이 부당함을 시정하는데 앞장 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항변하듯 따졌다. 물론 그가 진짜로 필자에게 푸념하듯 하는 말은 아니었다. 
오죽하면 이 낯선 땅에서 이렇게 많은 관광객을 불러 모으면서도, 이런 코딱지만한 화장실로 몰아넣고 전혀 배려도 안하는 것인가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었다. 
찾아오는 국가와 해당 관광업체에서 그런 불편부당함을 만드는 나라들에게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것이 옳겠지만 그 이면에 우리는 각자가 또 다른 생각을 해보았다.
대한민국은 고속도로는 물론 지하철과 시내 상가, 백화점들에게 널려있는 편의한 화장실문화를 놓고서도 관광객을 절대 우위적으로 끌어 모으지 못하고 있는 딱한 현실을 필자는 더 아파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역사와 전통을 말로만 하고 있었지, 실질적으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유물 등으로 인해서 세계의 관광객들이 한국을, 제대로 찾을 만한 요소를 만들어 놓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쓸데없는 것은 아니지만 화장실이 먼저가 아니라 그들이 뻑 갈수가 있는 볼거리와 먹을거리 등이 우선적으로 더 신경 쓰고 잘 만들었어야 했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시청사 하나를 돈 들여 리모델링을 할 때도 바로 그런 점을 유의하여, 그것 때문에 정읍시 청사를 방문할 수 있도록 꾸며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사가 지역예술인들의 기부와 함께 만찬장과 노벨평화상 시상식장 그리고 시민들의 갤러리 공간으로 재 탄생됐다는 현지 가이드의 말이 아직도 부러움과 함께 필자의 귀를 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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