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화 칼럼
산외한우마을 예전 꿈에서 깨어나야 한다

얼마전 산외한우마을에 문화·예술과 관련한 공간을 마련하려 소재지 내 상가를 들렀다는 A씨는 질겁했다.
한동안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호황을 누렸던 산외한우마을은 온데간데없고 비어진 건물은 온갖 잡동사니로 가득하고 거미줄과 쥐들이 자리잡은지 오래였다.
한심스러워 말이 안나올 지경이었다.
호황을 누리던 시절 외지인들에게 넘어간 건물들이 다수를 차지하다보니 장사가 안되는 요즘같은 시기에는 방치해놓고 관심을 두지 않는다.
예전같은 호황이 돌아올 수 있을까? 그럴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2006년에는 밀려드는 차량으로 인해 부족한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교부세 6억을 들여 주차장을 조성했다. 기관장들 역시 명성을 지켜야 한다며 한우마을 현지에서 회의를 열고 업주들의 자정을 촉구하는 캠페인도 벌였다.
2008년에는 ‘한우사랑 토요마당’이 열려 이곳을 찾는 먹거리 관광객들에게 볼거리까지 선사해 북적였다.
그러면서 산외면 34개 마을이 갖고 있는 각종 자랑거리도 함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10년 호황을 이어가던 산외한우마을은 유명세에 따른 유언비어들이 난무하면서 홍역도 치렀다.
2011년 여름 대규모 수해가 발생해 산외면 소재지 일원이 물에 잠기고 당시 김황식 총리가 이곳을 다녀가기도 했다.
산외 주민들은 아픔을 딛고 2011년 한우사랑축제를 열었다. 그것이 전부였다.
그후 산외한우마을은 점차 우리들의 뇌리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고기의 품질도 그렇고 외지인들이 차지한 점포들 상당수는 ‘막보기식’ 장사를 하는데다 전국 곳곳에 산외한우마을을 본딴 곳이 늘어가면서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문제는 지금도 예전의 영화만을 꿈꾸며 개선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이다.
면사무소나 정읍시가 나서 주민들을 계도하고 환경정비부터 시작해야 그나마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화예술 공간이라도 만들어보려 했지만 도저히 어렵다. 지금도 오래전 옛날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답답하다”고 혀를 찼다.
예전 잘나가던 시절의 호황과 비쌌던 땅값을 회복하려면 지금이라도 건물은 물론 주변환경부터 개선을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계올림픽과 선거로 외면받는 소외계층들...

국가적으로 대형 행사를 치루느라 국민적 관심이 한쪽으로 쏠려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참석하기 위해 북한 인사들이 대한민국을 방문하고, 이에 따른 뉴스들이 연일 언론의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
또다른 이면에는 6.13선거에 출마하려는 인사들의 분주함이 우리가 조용히 주변을 살필 수 있는 기회도 빼앗아 가는 모양새다.
‘어금니아빠’ 사건으로 기부금 단체 후원금은 대폭 줄었고, 심심치 않게 제기되는 성금 유용 논란 역시 어려운 이웃을 외면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내일 모레가 설날인데 사회적인 관심을 받고 온정의 손길을 받아야 하는 사회적 약자와 관련 시설에는 최악의 찬바람만 불고 있다.
모두의 관심사가 평창동계올림픽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 쏠리면서 설 명절이면 의례껏 어려운 이웃을 돕자고 분위기를 이끌었던 언론들도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
언론보도와 캠페인이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잊고 있던 사실을 깨우쳐주고 함께 하자는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언론이 이들을 외면하자 정말 이상하리만큼 사회복지시설과 소외계층을 찾는 손길이 줄어들었다.
예전과 비교할 경우 절반이상 줄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한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는 “예년 이맘때면 명절 전후를 앞두고 방문 날짜와 시간을 협의하고 조율하는데 시간을 썼지만 올해는 전혀 다르다. 찬 바람이 불 정도로 관심도가 낮아졌다”며 “설 명절까지 불과 며칠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외부 온정을 기대하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시설 등을 찾는 손길이 얼마나 될지 기대보다 걱정이 많다”고 했다.
본사의 사례만 봐도 이런 실태를 실감하게 한다. 물론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전체적인 성금을 모아 배분하고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전에는 명절을 앞두고 전달해야 할 성금이 많아 몇개씩 조를 짜서 2-3일씩 전달하던 시절도 있었다.
우리가 대한민국 선수들의 승리를 기원하며 소주와 치맥으로 시간을 보낼때 작은 온정의 손길을 기다리는 다른 한 쪽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 같다.(이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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