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운 칼럼-

내장산 호수가 밑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가뭄이 무척 심했던 7월이었지만 그래도 늦게나마 내려준 단비 같은 장맛비 덕에 농사에 그리 큰 걱정은 없는 듯하다. 요즘 한일관계는 지난 7월의 가뭄처럼 메말라 가고 있는 형국이다. 단비 같은 장맛비처럼 해결책이 나오면 좋으련만 그리 쉽게 해결될 양상은 아닌 듯하다. 

 과거의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도 경제대국이 된 일본, 과거의 잘못을 시인하고 반성하면서도 경제대국이 된 독일을 보면 우리에게 일본은 얄미우면서도 참 운도 좋은 나라다 싶다.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미국의 뒷배를 힘 삼아, 패망국가가 미국의 푸들노릇하며 일어선 나라가 일본이다.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우리나라도 그리해야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참으로 어이없는 주장들이다. 125년 전 열강의 침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구한말에도 이런 논리로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들이 있었다. 그들의 주장과 한 치도 다르지 않는 억지 주장이다. 지난 2일, 세계대전의 전범의 후손인 아베는 거짓된 주장으로 우리에게 경제전쟁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경제가 불안하다고 걱정을 하는 국민도 물론 많을 것이다. 전쟁을 하는데 어찌 불안하지 않겠는가? 우리만 그럴 리는 없다. 일본국민도 불안해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하다가는 한국경제가 무너져 굶어죽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국민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총칼이 무서워서 굴복했던 구한말 때처럼 또 다시 굴복해야 하는가? 나 살자고 내 자식, 내 후손을 저들의 노예로 살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다 망해가던 조선을 구해낸 자랑스러운 조상, 충무공 이순신과 의병들에게 수치스러운 후손이 될 수는 없다. 가산을 털어 독립운동에 매진한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면, 굶어죽는 한이 있어도 이제는 당당하게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 이겨가야 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지 않은가? 

 ‘녹두꽃’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을 때, 다음과 같은 터무니없는 주장을 한 이가 있었다. “동학란은 청일전쟁을 유발시켜 조선을 전쟁터로 만든 사건이다. 가만히 있었으면 전쟁도 없었을 것”이라고. “총도 없이 죽창 하나 들고 무모하게 총과 대포를 상대하여 수많은 농민을 죽게 한 녹두장군은 지도자라 할 수 없다‘고. 동학농민운동이 없었다하여 야욕의 일본이 조선을 그냥 두었을 것이라고 믿는 아둔함, 힘없는 백성은 목숨을 구걸하며 노예처럼 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비열함이다. 

 ‘친미냐, 반미냐?’ 보수와 진보의 격한 대립은 용납한다쳐도 ‘친일이냐, 반일이냐?’의 논쟁은 있을 수 없다. 설령 과거를 잊어준다 해도 전쟁을 선포한 지금의 일본을 이해해 줄 수는 없다. 경제적인 논리로 또 다시 굴복을 주장하는 자가 있다면 다시는 한국 땅에서 살 수 없도록 그들만이라도 일본으로 수출해버려야 한다. 전쟁 중에 딴지를 거는 세력은 임진왜란 중에 충무공 이순신을 역모로 몰았던 그들과 다를 바가 없다.   
    
 저들은 한국을 일본의 적으로 간주하며 한국정부를 저들의 입맛에 맞는 정부로 만들고자 한다. 한국정부의 일방적인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으로 한국경제가 위협받고 결국엔 무너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나보다. 그러나 저들의 야욕은 저들의 야만적인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것으로 언젠가는 그 야욕으로 또 다시 그 조상처럼 패망할 나라가 될 것이다. 125년 전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아시아 최고의 민주국가가 우리 대한민국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과 비슷한 경제대국이다. 삼성이 일본 소니 기업을 이기고 전자산업 1위를 하듯 이제는 예전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지금 대다수의 국민들은 자발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일제 식민지하에서 우리의 선조들이 전개했던 물산장려운동보다 더 거센 파도처럼, 폭풍처럼 일치단결된 마음으로 전쟁터의 병사처럼 싸우고 있다. 이것이 한민족이다. 약자에게는 약하고 강자에게는 강한 한국축구처럼 위기가 닥치면 더 강해지는 우리의 국민성이 이것이다. 일본을 이기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일본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 된다. 그리고 일본의 잘못을 기억하고 살아가는 길이다. 일본과의 경제전쟁을 일본 스스로 포기하는 날까지 일본제품 안 사기, 일본관광 안 가기 운동에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애국이자, 극일이고 승일이다. 

 요즘은 거리마다 피어있는 무궁화 꽃을 보면 심장이 거세게 뛰는 것을 느낀다. 뜨거울수록 활짝 피어나는 꽃이 무궁화이듯 우리 국민 또한 위기에 강한 국민이다. 이번 광복절은 어느 때보다도 더 뜻 깊은 광복절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까운 곳 태인 만세운동 기념탑에도 태극기를 들고 다녀오자. 가는 김에 영원에 있는 백정기의사 기념관에도 다녀오면 좋을 것 같다. 
더 시간이 나면 황토현 동학농민혁명 기념관에도 다녀오자. 반일을 외치며 나라를 지키고자 한 고장, 독립운동에 앞장 선 고장, 독립자금을 지원한 고장이 우리 정읍임을 모두 소중하게 간직하는 우리 정읍시민이었으면 한다. (최낙운 본보 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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