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식으로 세운 ‘큰 법당’,스님들 자갈밭에 무릎 꿇어

“참회합니다. 새 마음과 정성을 다해 치유의 연등을 밝힙니다”
불기 2565년 부처님 오신 날인 지난 19일 전국의 사찰에서는 공경하는 마음으로 축하의 뜻을 담아 행하는 봉축법요식이 진행됐지만, 천년고찰인 정읍의 내장사에서는 참회 법회가 열렸다.
2012년 화재로 소실돼 3년 만에 재건됐던 대웅전이 지난 3월 사찰에서 수행하던 승려의 방화로 또다시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내장사 대웅전은 화재 이후 임시로 지어진 조립식 건물 형태로 바뀌었다.
조립식 건물 위에는 '큰 법당'이란 문구가 씌어있었으며 법당 안에는 불상 대신 부처님이 그려진 탱화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큰 법당 앞에 모인 스님들은 자갈이 쌓인 맨땅에 무릎을 꿇고 참회했다.(사진)
"1천400년 유구한 역사의 도량을 청정하게 수호하지 못한 저희의 허물을 국민들과 불자님들께 참회한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부끄러움으로 자신을 점검하고 경계해 청정과 화합을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곳을 찾은 일부 불자는 스님들의 참회 3배에 안타까워했다.
내장사 측은 불자와 관광객들에게 참회 법회를 하는 연유를 설명하고 절편 등 간단한 음식을 나눠줬다.
▷내장사 신도회 신현철 회장은 “상상하지 못할 충격과 상실감을 안겨준 채 소실된 내장사 대웅전을 바라보는 불자들의 마음은 한없이 무겁다. 정읍시민들 역시 그런 마음일 것”이라며 “스님들이 얼마전 100일기도에 이어 1000일 기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현철 회장은 특히 소실된 내장사 대웅전 재건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아직은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할 단계가 아니다. 1000일동안 참회하면서 내장사 대웅전을 마음에서 부터 짓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는 신 회장은 “올해 부처님 오신날에는 그동안 제공했던 점심 공약 대신 떡 등 간단한 음식을 나눠주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2012년 늦가을,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대웅전이 소실된 후 35억 가까운 비용을 들여 복원된 내장사 대웅전은 165㎡ 규모인 대웅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에 팔작(八作)지붕을 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5일 행자승이었던 최모(54) 씨의 방화로 또다시 불에 탔다.
전주지법 정읍지원은 얼마전 일반건조물방화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이준화 기자)

-사진설명

큰 법당 앞에 모인 내장사 스님들은 자갈이 쌓인 맨땅에 무릎을 꿇고 참회했다.(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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