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취재-

전시기간 당초 8월 15일에서 9월 22일까지 연장
8월 25일까지 4천600여명 관람, 선조들 아픔과 극복 의지 확인
“나 하나 쯤이야 하는 안일한 생각 버리고 힘 모아 위기 이겨내자”

정읍시립박물관이 코로나19 극복 염원을 담은 테마전 ‘기록으로 보는 조선의 역병’을 기획해 호평을 받고 있다.
당초 6월 15일부터 8월 15일까지 전시할 예정이었지만 9월 22일까지 연장해 전시중이다.
8월 25일 기준으로 현재까지 4천 605명이 관람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립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는 열악한 의료 환경 속에서 전염병에 대응했던 조선시대 선조들의 모습을 조명해 코로나19 시대의 작은 희망을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정읍시립박물관 변희섭 학예사는 “코로나19가 발병한 2019년 12월 어느 날, 우리의 삶 속에 찾아와 많은 사람들을 감염시키고 죽음에 이르게 할 만큼 우리 일상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600여 전 전, 조선시대에도 두창과 온역, 홍역,호열자라 불리는 전염병에 발생해 백성은 물론 왕실까지 위협했다.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당시 의료환경에서 우리 선조들이 역병을 달래고 위협하며 빨리 사라지기를 바랬다. 이번 전시회는 조선시대 선조들이 남긴 기록물에 전해지는 역병의 모습과 그 속 선조들의 아픔, 역병을 물리치기 위한 노력을 살펴보며 코로나19의 일상을 슬기롭게 넘기고자 기획했다”고 했다.

전시 1부 ‘기록으로 보는 조선의 역병’에서는 조선왕조실록과 초상화, 선비들의 개인 일기, 서양인의 기록 등을 통해 조선시대 유행했던 대표적인 역병의 모습을 소개한다. 
당시 두창이 얼마나 심했는지 초상화로 그려진 선비들의 얼굴에도 마맛자국이 그려질 정도로 만연했다.
2부‘기록으로 보는 역병 극복’에서는 역병 극복을 위한 선조들의 힘겨운 사투를 유물을 통해 조명한다.
조선시대에는 역병이 창궐하면 나라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의약서를 발간했고, 백성들은 종교나 주술적인 방법으로 역병을 물리치고자 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죽소(竹所)권별이 남긴 일기문으로, 1625년 1월 2일부터 2월 7일까지 염병으로 투병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부‘역병 극복, 그 이후’에서는 역병을 이겨낸 후 선조들의 안도와 기쁨을 느껴본다.
특히, 고종의 아들 이척(순종)이 전염병 ‘두창’에서 완치되자 회복을 축하하기 위한 진하연의 모습을 ‘왕세자두후평복진하계병’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정읍시립박물관 측은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혀 온 두창은 1980년 5월 8일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지구상에서 천연두가 완벽하게 사라졌다“라는 선언과 함께 사라졌다”며 “나 하나 쯤이야 하는 안일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하루빨리 불편한 손님과의 동행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모두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이번에도 이겨낼 것”이라고 응원했다. 
코로나19로 타지에 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가까운 시립박물관을 찾아 선조들의 전염병 극복 사례를 살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전시는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관련 내용은 정읍시립박물관(063-539-6792)으로 문의하면 된다.(이준화 기자)

-사진은 변희섭 학예사가 박물관 현관에 마련된 전봉준 장군 관련 전시 공간 설명하는 모습과 역병을 일으키는 원인을 ‘여귀’(厲鬼)로 보고 제사를 지냈다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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