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농촌에서는...

한때 ‘정읍참외’ 명성 누렸지만 ‘출하 땡기기’로 자멸
참외와 복분자 등 정읍 대표 작물을 이제 타지가 선점
“자연발생적 우위를 점하는 작물과 농가 중심의 지원 필요”

20여년 전에는 정읍시농산물 도매시장 앞 들녘이 ‘정읍참외’를 키우는 비닐하우스로 빼곡했다.
700여 농가에서 340HA의 참외를 재배해 180억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2007년 자료에 따르면 정읍지역에서 년간 고추 수익으로 327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에 복분자 역시 1천970여 농가가 참여해 186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지역 대표 고소득 원예작물이었다.
‘정읍참외’가 서울에서 인기가 급등할 무렵 타지서 온 재배농들이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남들보다 빨리 농사를 지어 높은 가격에 팔겠다는 생각에 ‘조숙재배’를 시도했고, 첫해는 먹히는 듯 했다.
하지만 미숙과를 출하하다보니 맛이 떨어진데다 같은 장소에 계속 참외농사를 짓다보니 연작 피해까지 들이 닥쳤다.
결국 정읍-덕천간 도로변을 하얗게 뒤덮었던 참외 하우스는 점차 쇠락의 길을 걷다 거의 사라졌다.
복분자 역시 2010년 겨울 냉해로 인해 60억원대의 피해를 입었고, 폐농 지원금을 받아 대체작물을 식재하는 농가가 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정읍의 복분자’는 타 지역으로 명성을 넘겨줬다.
▷지난 8월 8일 정읍 자치분권 정책협의회를 연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읍고창지역위 윤준병 위원장은 “복분자와 귀리,구절초,참외 등, 한때 정읍이 원조였던 각종 농산물이 현재는 타지가 선점하고 있다”면서, 공직사회의 예전같지 않음을 질타했다.
정읍이 우위를 갖고 있던 농산물을 왜 타지에게 뺏겼느냐는 지적이었다.
정읍시농업기술센터는 최근 원예작물을 중심으로 대표 품목 육성 및 조직화 교육을 계획중이다.
원예작물 등 대표 품목을 선정해 이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내용을 검토중인 것이다.
대표품목 선정에는 기술센터 농수산유통과 농산유통팀과 자원개발과, 정읍농산물산지유통센터 측이 참여할 계획이다.
현재 정해진 정읍시 전략품목은 토마토와 방울토마토, 수박, 배이고 육성품목은 복숭아와 애호박, 사과, 오이 등이다.
기존 품목이나 신규 품목을 검토해 대표 품목으로 정하겠다는 것이다.
정읍시 기술센터 관계자는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품목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 정읍의 문제는 농촌에 없는 작물이 없는 것”이라며, 집중 특화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본보 편집위원들은 “옛부터 행정에서 관여해 성공한 사례가 없는 만큼 자연발생적으로 경쟁의 우위에 서 있는 작물과 농가를 중심으로 지원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내놓기식으로 대표 품목을 정하고 어거지로 육성하는 것은 향후 책임론 등의 문제를 안게 된다”고 말했다.(이준화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저작권자 © 정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