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아름다운 사회

 잘 여문 늦가을 햇살과 노란 낙엽이 흩날리는 공원 벤치에 앉아 가슴을 파고드는 시집을 펼쳐드는 것도 한 폭 수묵화에 못지않을 운치를 자아낼 듯 싶다.
 서해방송 서해문단 시 당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지 43년째, 중앙문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정읍출신 중견시인인 청랑 최광림시인이 지난 21일 마침내 7집 이후 10년의 긴 침묵을 깨고 개인시집 제 8집 『비 내리는 날은 사당동에 가고 싶다』(도서출판 시담)로 오랜만에 독자들 앞에 섰다.
 2011년 6시집 『비록 그대가 떠났어도...』 7시집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가 긴 시간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후 칩거 아닌 칩거에 돌입한 시인의 소회와 사유의 흔적이 역력한 이번 시집은 6부로 나눠 69편의 완숙한 시를 선보이고 있다. 
 내용면에서 집필 당시 시대정신을 담은 사회참여적 작품 22편, 효와 가족애를 담은 작품 10여 편, 향토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 우정과 사랑, 그리움을 담은 작품 30여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에서 ‘어쩌면 인생은 술잔 같은 것,/그 술잔 속 흔들림과도 같은 것이어라.’에서 보듯 인생 자체가 응축된 초로에 접어든 시인의 삶의 고뇌와 관조가 예사롭지 않은 처연한 울림으로 잔잔한 파문을 일게 한다. 
 특히 이번 시집은 시인의 차남 윤형군 결혼식(21일)에 맞춰 최시인의 정읍 중·고등학교 지우知友들이 기획 출판해서 최시인에게 헌정한 시집으로 남다른 의미를 담고 있다. 에필로그 말미에 “시집상재를 성원하고 자청해서 제작비를 헌납한 친구 시호형, 현철형, 동원형, 진원형, 승연형, 희종형 등등 고맙고 눈물겹다.”는 소회로 보아 헌정 받은 시인의 우정시집임이 확연히 드러난다.
 2015년 최시인의 모교인 정읍고등학교 교정에 ‘모교여, 영원하라’는 상징탑 시비가 세워졌으며 시천문학상, 미래문학 대상 등을 수상했다. 군산대학교 국어국문대학원에서 현대시를 전공한 최시인은 문학평론가, 언론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토요신문 주필·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본보 논설위원을 겸하고 있다. (서울 김남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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