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22년 새해가 밝았다. 3월 9일 대통령선거, 6월 1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 국가와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굵직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는데, 올해부터 자치분권 2.0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열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주민주권을 강화하기 위해 32년 만에 ‘지방자치법’을 전면 개정했다. 또한 자치단체가 주민생활과 밀접한 사무를 책임지고 수행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지방일괄이양법’을 제정하였고, 지역 밀착형 안전과 치안을 제공하는 ‘자치경찰제’를 도입했다. 이달부터 대통령과 시·도지사가 함께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중앙지방협력회의’도 개최될 예정이다. 
 이러한 법·제도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중앙과 지방,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는 여전히 존재한다. 대면 기반 생업 중심의 전통산업 및 소상공인 자영업 위주의 지역경제는 글로벌 공급망 위축, 소비 위축, 일자리 감소 등으로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온라인 산업이 부상하면서 이미 4차 산업혁명으로 진행되고 있던 디지털 경제가 가속화되는 또 다른 변곡점을 맞이했다고도 볼 수 있다. 
 지역격차를 극복하고 지역발전을 일궈내는 하나의 대안으로 전문가들은 지역의 현안과 접목한 디지털 전환을 권고한다.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지난해 10월 관계 부처, 17개 시·도와 함께 ‘인공지능 지역확산 추진방향’을 의결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광주에 국가 인공지능집적단지 건립, 새만금에 데이터 클러스터 조성 등 호남권은 국가 인공지능의 혁신 거점으로 변모하게 될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10월에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순천시에서 4차산업혁명박람회 성격인 넥스포(NEXPO)라는 행사를 가졌다. 전국의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과 대표 위원들이 지역균형뉴딜 사례를 발표하고 교류 활성화를 도모했다. 지방에서 수렴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방과 중앙의 상생형 모델을 제안할 수 있는 창구가 생긴 것이다. 
 코로나 19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것처럼 메타버스 등 가상공간을 통해 지역간 경계는 허물어지고 거리는 좁혀졌다. 정읍에 사는 주민도 가상공간을 통해서 물리적 공간적 거리를 좁히다보면 세계무대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서울이나 수도권 인재들이 지방에 내려와 살면서 업무는 가상공간이나 온라인을 통해서 하고 있는 기업의 사례가 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지역 단위에서 지역의 장점을 살려 디지털 경제에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 전략이 필요하다. 
 일본 도쿠시마현은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한계마을에 봉착한 가미야마 마을을 포함한 지역 내 도시들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서비스산업을 창출하기 위하여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디지털 인프라를 조성했다. 이를 토대로 인구 5천여명에 불과한 가미야마 마을은 산간벽지까지 광대역 인터넷 환경이 가능하도록 디지털 인프라를 갖추게 되었고, 빈집을 리모델링하여 대도시에서 이주한 IT기업의 업무 공간 및 주거 공간으로 사용하게 협력하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빈집 문제 해결과 지역 활성화로 인한 세수 증대, 이주 정착민과 거주자간 고용창출 유발 등 직간접적 경제효과를 창출하였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8년 사이에 91세대 161명이 이주했고, 이주해 온 IT 기업의 위성사무소와 벤처기업 본사의 수가 16개 이상이라고 한다. 
 강원도는 대한민국의 산업기반인 시멘트와 석탄 산업의 출발지였고 과거 70여년간 우리나라 에너지 시대를 선도해온 지역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수소융합에너지를 기반으로 강원도의 청정자원과 결합시켜 미래에너지 시대를 여는 선두주자가 되어 가고 있다. 특히 소양강 댐 심층 냉수를 이용한 수열 에너지를 통해 세계 최초 친환경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며, 스마트팜 첨단 농업단지 등도 조성하고 있다. 이는 중앙과 지방정부가 함께 지역 발전을 모색해 투자유치, 규제특례, 재정지원, 세제 부담금 감면 등의 노력의 결과이다. 
 결국 우리가 잘 하고, 잘 할 수 있는 있는 분야에 더 집중해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다. 정읍시의 전통산업인 문화관광, 농축산업에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같은 첨단 기술을 융합하는 방안도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다.  인구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소멸하는 지방도시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 시대에 맞는 교육, 복지, 환경, 산업 등 행정 전반의 추진상황에 대해 재검토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나갈 때이다.

이 언 용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행정사무관
학력 :1996. 2. 원광대학교 정치외교학사, 1999. 2. 서강대학교 정치학석사, 2012. 2. 성균관대학교 국정관리대학원 행정학 박사학위과정 수료, 2017. 8. 전남대학교 대학원 지역개발학과 박사학위과정 수료,
주요경력 :2000. 4. 일본 가고시마현청 근무 (국제교류담당)2004.10. 문화체육관광부 근무~2017.7. (국제교류협력·국제행사 업무 총괄 및 담당, 행정사무관)2017.12.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근무~ 현재 (대외협력 담당, 행정사무관)강의경력 :2015.03. 광주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문화예술교육기획전공~ 2018.06. (문화예술정책론, 문화예술기획론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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