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하 철 (정읍시행정동우회장)

 몇 해 전 영국의 ‘브리티쉬오픈’ LPGA대회에서 우리나라 김효주선수가 ‘Thought is Free’라는 글귀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골프경기를 하는 것을 TV중계방송을 통하여 본적이 있었다. ‘생각은 자유다’라는 이 말은 영국의 유명한 희곡작가 ‘세익스피어’가 재산문제로 형제간의 갈등과 대립을 모색한 희곡 ‘템페스트(Tempest)’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아마도 김효주 선수가 영국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특별한 각오로 경기에 임하겠다는 다짐으로 이 글씨가 쓰여진 셔츠를 입었을 것으로 느껴졌다.
 우리 인간의 머릿속에서 이루어지는 생각은 한없이 자유롭지만, 생각에 따른 인간의 말과 행동은 자유로울 수 없는 책임이 따르는 규범이 있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인간의 양심과 도덕은 법 이전에 요구되는 기본적인 윤리의 잣대라 말할 수 있다. 현실사회에서는 법이라는 규범에 따라 말과 행동을 잣대를 재서 정의를 말하고 있다. 즉 자유로운 생각의 행동에 따른 규범의 굴레는 우리 사회의 무질서와 혼란을 방지하고자 하는 사회 시스템의 약속이기에 도덕과 법에 어긋난 말과 행동은 용납하기란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말 그대로 생각하는 것은 자유이기에 마냥 머릿속에서만 상상의 나래를 펴서 즐길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우리들 인간은 살아가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내 생각과 항상 같은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할 것이다. 저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살아가는 모습이나 생각도 다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서로가 맞추어 가며 살아가는 게 현명한 삶이지만 내 생각만 고집하고 타인의 잘못된 점만 들추어 내서 말을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음을 볼 수가 있다. 그래서 먼저 남을 탓하기 전에 나 자신을 한번 돌아보는 시간적 여유를 말하고 있는데, 이를 심리학에서는 ‘감정을 다스리는 15초 법칙’으로 말하고 있다. 즉 15초는 사람의 감정이 정점에 이르는 시간으로 화가 치밀어 정점에 이르기 전에 잠깐 멈출 줄 알아야 하고, 기쁨도 넘치지 않도록 14초쯤에서 멈춰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자신도 남들의 입에 오를 수 있는 행동과 말로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 역시 서로 사이좋게 지내던 사람들이 까닭없이 멀어짐을 느낄 때가 있는데, 이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마는 나 자신도 깨닫지 못하고 상대방의 맘에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자성도 떠올려 본다. 그러하기에 개념 없는 막연한 생각 이전에 절제가 담겨있는 생각이 바람직한 삶의 요구사항임을 깨닫게 하고 있다.    
 그래서 심리학 교수인 ‘이민규’ 박사는 ‘생각의 각도’라는 책에서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공간이 있고, 그 공간에서의 선택이 삶의 질을 좌우하고, 우리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람들은 비슷한 상황에서도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행동하면서 살아가는 것은 생각, 즉 자극에 대한 해석과 반응에 대한 선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박테리아에서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체는 자극의 영향을 받는데, 인간은 자극에 대한 해석과 반응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것이다. 바로 생각의 자유를 의미한다. 그래서 똑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다른 태도와 행동을 보이고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자극은 내 맘대로 선택할 수 없지만, 자극에 대한 생각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한다. 생각도 습관이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떠오른다고 느껴질 뿐 생각은 저절로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생각은 우리가 선택하는 것이고, 배우고 연습하면 누구나 개선할 수 있는 일종의 기술(skill)이라고 책에서는 말하고 있다. 즉 ’생각은 자유다‘라는 자유로운 생각 자체를 절제가 가미 된 올바른 생각을 선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하여튼 지구상 사람 중에 똑같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고, 생김새가 다 다르듯 생각도 다 다르다. 사람은 모두가 다르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바로 그때부터 관계는 어긋나기 시작한다.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비난하는 것은 돼지가 코끼리에게 너는 왜 그렇게 쓸데없이 코가 기냐고 비난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하면서 차이를 비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해 주는 것이 진정한 이해라고 할 것이다. 유명한 독일의 실존주의 시인인 ‘릴케’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도 무수한 차이가 존재함을 깨닫게 되면 삶이 훨씬 더 즐거워진다고 말하고 있다. 문득 ‘세익스피어’가 갈파한 ‘생각은 자유다’라는 말은 다른 것과 틀린 것과의 비난 속에서 태어난 명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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