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운 본보 편집위원

 권력이 무상하듯 봄꽃의 향연도 무상하게 끝나가고 있다. 어느새 대부분의 봄꽃들이 그 생을 다 마감하고 푸르른 이파리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봄꽃들 지듯 지난 4년간 시의원, 도의원, 시장자리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후보들의 다수가 후보등록을 할 수 없는 선거가 되었다. 푸르른 새순처럼 자리바꿈을 꿈꾸는 새로운 얼굴들이 등록을 마치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민주당의 후보공천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의 논쟁 속에서 탈당 후 무소속출마로 지방선거가 예측불허, 혼돈의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오늘 발표한 시장후보 여론조사의 결과는 의외로 초박빙이다. 압도적으로 민주당 후보가 쉽사리 이길 것이라고, 맥 빠진 선거가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던 민주당도 당황하는 모습이다. 

 민심은 파도와 같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의 잔잔한 파도가 미동도 없이 고요하듯, 선거철이 아니면 민심은 웬만하면 잠잠하게 수그려들어 그 속을 알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바람이 조금이라도 불기 시작하면 거센 파도일 듯, 선거철이 되면 조그만 일 하나에도 세상을 뒤엎듯 민심은 요동친다. 김빠진 맥주처럼 싱거운 선거일 줄 알았던 선거의 판세가 선거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기 전에 이리 요동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민주당은 시민이 원하는 후보를 정책대결이 아닌 당의 잣대로 공천한 결과, 지금 공천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폭력전과로 실형을 선고받은 후보와 도박중독이 있는 후보가 도내에서 군수후보로 공천을 받았다. 반면에 여론조사 1,2위를 달리던 우리지역의 두 후보는 법적 처벌도 없는 사안으로 탈락되었다. 민심을 무시하고, 민심의 잣대보다 당의 잣대를 우선시한 것에 대한 반발이 아니었나 싶다. 또한, 시민의 대표를 언제나 당의 결정으로 뽑으려하는 민주당의 오만에 대한 반발일 수도 있다. 

 유난히 더 요동치고 있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할까?’ 이번 지방선거가 우리에게 주는 최고의 고난이도 숙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그 답은 그리 어렵지도 않고, 멀리서 답을 찾을 필요도 없다. 우리 가까이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누구나 같은 답을 알고 있는데도 선거 때마다 우리는 그 답을 망각하거나 그 답을 외면했을 뿐이다. 
첫째, 지역발전을 위해 정책을 수립하는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틀에 박힌 구호성 정책은 공약이 될 수 없다. 새로운 것을 찾아내서 우리지역을 발전시키는데 앞장서는 후보가 우리는 필요하다. 구태의연한 정책이나 실현 불가능한 무모한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거나 중앙 인사의 인맥을 자랑하는 후보는 반드시 걸러내야 한다. 준비도 없이, 대안도 없이 인맥으로 정치를 하겠다고 나서는 무모함이 시민의 삶을 볼모로 잡기 마련이다. 
둘째, 우리지역의 역사∙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계승발전 시킬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자연만을 관광화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자연관광과 더불어 볼거리, 즐길 거리, 맛 거리 그리고 인문학적 소양으로 감동을 받는 관광이 같이 자리 잡아야 사람들이 몰려오는 시대다. 
셋째, 공정하고 공평한 인사정책을 펼칠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능력 있는 공무원이 인정받아 제대로 승진하고, 일 안하는 공무원이 승진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아야만 공무원의 기강이 제대로 설 수 있다. 능력 있는 공무원을 우대해야 공무원들이 시정에 더 열정적이고 시민들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기 때문이다. 시민과의 소통은 시장이 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과 시민이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도덕적으로 깨끗한 후보를 뽑아야 한다. 
권력을 남용하지 않고 청렴하고 공정하게 시정을 이끌 수 있는 후보에게 우리지역을 맡겨야 한다. 본분에 맞게 분수에 맞게 공직자로서 시민의 행복한 삶을 지키려는 후보, 꼼꼼하게 살펴보면 우리에게 있으리라 희망을 갖는다. 

 이런 후보를 뽑는 방법 간단하다. 제대로 뽑으면 될 일이다.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을 옹호하는 우리지역은 늘 진보정당을 지켜야하는 사명감으로 투표를 한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총선과 대선과는 다르다. 지방선거는 우리 삶을 좌우하는 선거이다. 우리지역을 발전시키고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려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학연으로 뭉쳐서 학교 힘자랑하는 후보를 배척하고, 당의 눈치보다 시민의 눈치를 보는 후보는 뽑아주고, 시민의 눈치보다 당의 눈치만 보는 후보는 배척하면 된다. 실현가능한 공약, 우리 삶에 필요한 공약이 많은 후보를 뽑는다면 자랑스러운 시민이 되는 것이다. 시민들에게 소중한 후보를 내세운 당이 있으면 그 당 후보를 찍고, 다른 곳에 소중한 후보가 있으면 인물을 보고 당당하게 뽑으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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