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운 본보 편집위원
최낙운 본보 편집위원

기고_

선거일이 다가오나 보다. 묵직한 선거공보물이 도착했다. 그 무게만큼 모든 후보들의 공약이 무겁게 느껴진다. 지난 4년간 숨겨져 있던 미사여구의 단어들이 한 아름 담겨져 있는 선거공보물이 참으로 반갑다. 이 아름다운 단어들로 약속한 공약들이 당선된 후보의 마음속에 언제나 간직되길 바라면서 투표일을 기다린다. 4년 전 꽃길을 걸었던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이번 선거는 참담함을 느낀다. 지난 선거에서 촛불혁명의 지지세로 서울, 부산 등 주요지역을 석권했던 민주당의 현주소가 참담하다는 것이다. 잘못하면 호남만 파랑색으로 남고 다른 모든 지역이 빨강색으로 도배될 지도 모르겠다. 위기의 민주당이다. 어쩌다 우리지역이 애지중지 사랑하고 지지하는 민주당이 이리 되었는가? 민주당은 그 이유를 알고는 있는지 모르겠다. 어찌하면 좋을지도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국민의힘의 내로남불보다 민주당의 내로남불에 대하여 국민들의 실망감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국민들은 보수의 비도덕성을 보면 그들은 원래가 그런 부류다 하며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진보의 비도덕성에 대하여는 조금도 봐주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진보정치입장에서는 참으로 속상하고 억울한 측면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어찌하랴. 그동안 진보정치가 보수정치의 비도덕성을 문제 삼으며 기반을 구축했으니 그럴 수밖에. 그만큼 국민은 진보정치를 추구하는 당에 대하여 더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민주당이 잊고 있다고 지난 대선부터 꾸짖고 있는 것이다. 이 와중에 이번 지방선거는 4000여 명의 당선자 중 509명이 이미 무투표로 당선되었다. 서울에 이어 전북이 70명으로 두 번째로 많다. 전북 도의회는 거의 과반수가 무투표당선으로 도의원이 확정되었다. 전북도의회는 도민이 선출한 후보보다 민주당이 선출한 의원이 더 많은 당의회가 된 꼴이다. 지역 주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할 올바른 지방자치제에 역행하는 일이다. 이러다가 민주당은 지역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이고 지방자치제 무용론이 거론될 것이다.  

 철저하게 검증하지 못하고 법적 사실 확인이 안 된 소문으로 점철된 공천결과가 유난히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선거가 되고 있다. 늘 도마 위에 오르는 후보들의 논문표절조차 검증하지 않은 당의 공천과정은 선거 막바지에 꺼져가는 불씨에 다시 기름을 붓는 양상이다. 도지사 논문표절이 지방언론마다 보도가 되고, 교육감 후보도 논문표절 문제 제기로 지방언론마다 논문표절이라는 제목이 도배되고 있다. 전북교육의 수장이 될 유력한 두 후보의 논문표절 기사는 너무 충격적이다. 정말 아이들에게 불량식품만 선택하라는 세상이 올까봐 두려운 마음이 든다. 논문표절률 41%, 정읍시장후보 중 한 분의 논문표절이 불거지고 있다. 평생 논문이 뭔지도 모르면서 사는 분도 많다. 살아가면서 논문이 필요 없는 유권자가 훨씬 많다. 정치를 하겠다는 이들은 그 논문을 못 써서 왜 그리도 안달들인가? 한마디로 학력세탁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풍토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일 것이다. 그렇다 해도 제대로 논문을 써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어야 한다. 남의 글을 내 글인 양 베껴 쓰면 남의 물건을 도둑질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청문회에서 상대방의 논문표절을 준엄하게 나무라던 국회의원들이 자기당 후보들을 먼저 나무라야 그 당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후폭풍에 당의 기반이 통째로 흔들리고 무너지게 된다. 상대당의 허물은 침소봉대하면서 자기당의 허물은 축소하고 은폐하려하면 그 당은 자생력을 잃게 된다. 결국엔 스스로 무너지게 된다. 당은 절대 위기에 처하면 사과하고 반성하기에 앞서 당의  결집을 위해 수도권의 알만한 정치인을 불러와 세를 모으고 당원들은 위태로운 마음에 결집하게 된다. 언제나 우리지역이 그리 해 온 선거였다. 단 한 번 민생당의 출현 빼고는 말이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지역의 민심은 어디로 달려가고 있는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대선패배로 아픈 민심인데 죄송하다는 말보다 당이 결정하면 예전처럼 따르라는 오만함이 역린을 건드리듯 시민들의 맘을 건든 셈이다.

 이미 사전투표가 시작되었다. 사전투표율이 예사롭지 않다. 이런 선거를 지켜보는 시민 입장에서는 선거다운 선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당이 결정하면 따르던 예전의 싱거운 선거보다 시민이 뽑는 진정한 선거라 생각하는 시민도 많을 것이다. 마지막까지 예측을 하기 힘든 선거가 되었다. 무소속시장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후보, 민주당이 무엇을 바꾸었냐고 주장하는 후보, 흠집 없는 자질로 고향을 살려보겠다는 후보가 끝까지 선전을 펴고 있는 시장선거는 삼국지를 보듯 혼전양상이다. 시장후보 뿐만 아니라 도의원, 시의원 선거도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안개 속 같은 선거이기에 후보든 지지자든 다들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있을 것이다. 이번 선거는 시민들이 투표로써 우리지역에 희망을 보여줄 후보를 제대로 뽑는 선거가 될 것이다. 무엇이 시민의 뜻이었는지 보여줄 것이다. 이번 선거는 시민이 시장을 뽑는 선거여서 모두가 뜻 깊은 선거가 되리라 확신해본다. 몸짓보다 작은 날개로 멀리 나는 새를 본 적 있는가? 몸짓보다 더 큰 날개여야 멀리 가듯 몸보다 마음이 커야 먼 길을 간다. 우리는 오직 시민을 위해 참된 마음으로 끝까지 실천할 수 있는 정치인을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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