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한 내빈소개 대신 일반시민들 소개로 변화해야...
-2023 정읍 벚꽃축제 기념식 이모저모

전국 대부분의 축제장이 정치인들의 유세장으로 변모한지 오래다.
말로는 시민들이 주인이라지만 실상은 자신들이 내빈이고 서로를 치켜세우느라 시간을 보낸다.
행사장에 참석한 시민들은 그런 것에는 사실 관심이 없다.
어서 형식적인 기념식이 끝나고 본 행사가 이어지기를 기다릴 뿐이다.
얼마전 경남 창원에서는 환영사와 축사만 10여명에 달해 참석자들이 분통을 터터렸다.
손주와 함께 행사에 참석했던 7순 신모씨는 손녀에게 거센 핀잔을 들어야 했다.
행정안전부가 2021년 개정·발간한 ‘정부의전편람’에 따르면 비효율적인 관행 개선을 위해 지역 행사에서 참석자 소개와 인사말 참여 인원과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이런 규정이 무색할 정도이다.
내빈을 소개하는 의전도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시민이나 군민’이 모든 행사의 중심이 돼야 하지만 기념식에서 낯을 내고 서로를 치켜세우며 자신의 돈으로 행사를 치루는 양 앞서서 소개받은 이들도 국회의원과 시장·군수,시도의원,지역 기관장 순이다.
왜 이들이 소개에 맨 앞에 서야하며, 일반 시민들은 이들을 지켜보며 박수를 쳐야 하는지 모른다.
의전에 근거해 내빈을 소개했다지만 행사 후에는 매번 소개에 따른 불만과 다툼이 발생한다.
안하면 될 일을 만들어서 생색을 내주느라 고생하는 것이다. 개선해야 한다.
▷주최 측이 내빈 소개에 치중하는 것은 일반시민을 소외시키는 것이며, 축사와 자화자찬 격려사 역시 참석 청중들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그들만의 추켜세우기일 뿐이다.
국회의원과 시장·군수,시도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과 지역 기관·단체장은 당연히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시민들 앞에 서서 매번 시민들 위에 있는 부류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행태는 하루 빨리 개선해야 한다. 언제까지 국회의원과 시장·군수, 시도의원들과 기관장의 ᆢ자리로 만들어 가야하는가.
두·세아이의 손을 잡고 온 엄마를, 부모님을 모시고 온 가족을, 외지 지인을 초대해 함께 한 공무원을, 정읍 벚꽃의 아름다움을 처음 본 다문화 가정을 소개하면서 그들과 축제를 만들어가야 한다. 돌아보고 시급히 개선해야 할 때이다ㆍ
정읍 벚꽃축제에는 국회의원과 시장, 시의장 등 4명이 나서 기념사와 축사했다.
기념사에서는 “시민들이 벚꽃 보러 온 곳은 맞는데 빨리 그놈의 축사들 끝나고 문희옥도, 김태연도 와서 노래를 빨리 불렀으면 쓰겠다는 생각을 하고 계시다”며, “심지어 4시부터 5시간을 기다리고 계신다”고 했다.
기념사와 축사를 하는 이들도 그 시간이 그리 필요치 않은 것임을 알고 있는 단면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이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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