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운 sky학원장
​최낙운 sky학원장

-기고

 찌는 더위가 일찍 찾아오고, 작년부터 이어오던 가뭄으로 시민들의 걱정이 한둘이 아니었는데 반갑게도 장맛비가 연일 내리고 있다. 요 며칠 동안 나에게는 반가운 장맛비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가뭄에 단비 오듯 반갑고 고마운 일들이 있었다.

 며칠 전, 친구와 함께 피향정 인근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피향정에 올라 이제서 피기 시작한 연꽃을 보고서 서재마을에 있는 서현사지를 찾았다. 서재마을 좁은 골목길 안으로 위험하게 가던 길 대신, 넓은 길로 가도록 이정표 안내판이 새로 설치되어 있었다. 작년에 서현사지에서 만난 관광과 직원들과 이정표 안내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는데 그 의견이 고스란히 반영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 외에도 몇 가지 더 나눈 의견들도 소중하게 받아 주었음을 알게 되었다. 서현사지의 올해 백일홍은 더 어여쁘게 필 것 같다. 시민의 의견에 정성껏 귀 기울이고 행동으로 보여주는 정읍시 공무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이 지면을 통하여 전하고 싶다.

 또 하나, 고마운 사연이 있다. 장맛비가 오락가락 하던 밤에 후배와 늦은 밤에 나눌 얘기가 있어 커피점에 갔다. 영업이 끝났다하여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서 인근 동신초 앞 벤치에 앉아 얘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후다닥 앞에 있는 정읍시청소년문화체육관 처마 밑으로 피신하였다. 잠시 뒤 직원 한 분이 10시 30분경에 우리에게 쓰고 가라며 우산 2개를 건네어 주었다. 어두운 늦은 밤에 우리가 달려 온 것을 어찌 알고 이리 챙겨 주었는지 고맙고 감동스런 일이었다. 고마운 마음에 다음날 다시 우산도 돌려줄 겸 음료수를 사들고 청소년문화체육관을 찾아갔다. 다행스럽게도 그 분이 자리에 계셔서 감사인사를 직접 전했다. 자리에 있는 명패를 보고 청소년문화체육관에서 근무하는 김미자 청소년지도사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시민들에게 이런 분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픈 마음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이런 미담이 개인 간의 사소한 일 같지만, 결코 가벼운 칭찬일 수 없다. 도움 요청도 없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시민을 위해, 자발적으로 시민을 챙겨주는 일이 쉽사리 선뜻 쉬운 일은 아니다. 시민의 어려움을 내 일처럼 할 수 있다는 것은 주어진 임무에서도 그 분이 청소년들을 얼마나 살갑게 지도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정치인에게 주는 상들이 넘쳐나고, 남사스럽게도 거리마다 수상을 하였다고 자랑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는 세상이다. 남에 대한 칭찬엔 인색하면서도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현의 말씀은 어디로 갔는지, 참으로 한심스러운 작태이다. 차라리 ‘김미자 청소년지도사님 고맙습니다.’라고 현수막을 거는 편이 어떨까 싶다. 쓴 소리보다는 이런 미담을 칭찬하고 알릴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지길 소망한다. 아울러 인정이 예전보다 메말라가는 세상 같아도, 일부 공무원이 불친절해도 시민들에게 애정을 갖고 살펴주는 이도 이렇게 있다는 것에 희망을 갖고 싶어진다. 이 지면을 통하여 시 행정에 대하여 쓴 소리를 자주하는 필자지만, 참으로 고맙고 수고하신다고 이 글을 통해서 꼭 전하고 싶다. 언제라도 이렇게 칭찬할 수 있는 공무원이 더 많아진다면 우리시는 더욱 발전해갈 것이라 굳게 믿어본다. 

 장맛비 내리듯 정치인에게 넘쳐나는 상만큼 비록 현수막은 걸어 드리지 못해도, 모범 공무원이라고 상을 드리지는 못해도, 우리시에서 묵묵히 열심히 일하시는 분들이 자랑스럽다. 여러분을 응원하는 시민들도 있다는 걸 꼭 기억하였으면 한다. 서현사지를 다시 찾아도, 청소년문화체육관을 다시 지나쳐 갈 때도 고마운 마음이 떠오를 것이다. 시민의 곁으로 더 한 발작 다가서려는 공무원들을 자주 볼 수 있길 희망하며, 다시 한 번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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