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철 (전 정읍시 행정동우회장)
하 철 (전 정읍시 행정동우회장)

옛적부터 가을 내장산 단풍은 조선 시대 오봉(鰲峯) 김제민(金齊閔1527년-1599년) 선생이 읊은 시가 있듯이 아름답기로 유명함이 알려져 왔다. 
조선 성종 12년(1481년)에 완성된 인문지리서인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의 기록에는 남원 지리산, 영암 월출산, 장흥 천관산, 부안 능가산(변산)과 함께 정읍 내장산은 호남 5대 명산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렇듯 가을 내장산의 아름다운 단풍을 탐미하고자 단풍철에는 전국적으로 수많은 탐방객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른바 ‘삼홍(三紅)-산홍(山紅), 수홍(水紅), 인홍(人紅)’을 이루어 빨간 내장 단풍의 오묘한 조화 속에 만산홍엽(萬山紅葉)의 자태가 자랑이라 말할 수 있다. 
특히 가을 내장산 단풍은 수많은 단풍나무 가운데 잎이 작고 얇으며 빛깔이 진홍빛으로 곱고 부드러워 단풍잎 자체로는 세계 최고의 수종(樹種)으로 인정받고 있다. 정읍 내장산 단풍이 다른 지방보다 더욱 곱고 아름다운 단풍 색채를 지니는 원인에 대하여 연구자료를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로 언급하고 있다. 첫째는 기후·기상과의 관계를 든다. 
나무가 한창 성숙할 때인 6-8월에 년 강수량(降水量)의 69%가 집중되어 풍부한 수량이 제공되고, 3-9월에는 온난한 남동풍 내지 남풍이 불고, 10-12월에는 한랭한 서풍 내지 북서풍이 불면서 가을철에는 일교차가 크고 맑은 날씨가 많아서 단풍 색채를 곱게 물들도록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내장산’이라는 명칭에서 볼 수 있듯이 많은 굴곡의 계곡들이 내장사를 중심으로 서래봉 등 9봉이 둘러싸인 타원형 분지 형태로 되어 있다. 낮에는 햇빛을 가득 담고 저녁에는 북서풍의 찬바람을 감싸고 있는 지형이 단풍 색채 성숙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셋째는 내장산 대부분 토양이 배수가 매우 양호한 암쇄토로 형성되었기에 가을철에는 시원한 날씨와 함께 습지 토양보다는 배수가 좋은 토양이 단풍 색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단풍이 물드는 기간도 다른 지역에 비해 길어서 정읍 내장산의 단풍은 10월 말과 11월 초에 절정을 이루고 있다. 
국립공원 내장산은 600m내지 700m 높이의 신선봉, 서래봉 등 9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갈참나무, 신갈나무 등 참나무류와 단풍나무류가 주종을 이루는 전형적인 낙엽활엽교목을 형성하고 있다. 
공원 옛 매표소 입구에서 일주문까지는 다양한 종류의 단풍나무로 공원 내 가로수를 이루고 있다. 그중 일주문에서 내장사 사찰까지 단풍나무가 아치형으로 뻗어 약 300m 거리의 터널을 이루고 있어 이곳이 ‘내장 단풍의 백미’라고 말할 수 있다. 
본래 이곳에는 60-200년생의 단풍나무 108그루가 자생하였다는데, 실제로는 101그루가 좌우로 둘러서 하늘을 덮고 있다. 
정읍 가을 내장산은 계곡마다 단풍나무 출현 빈도가 높기로 한국에서 단연 1위이고, 그 종류로는 단풍나무, 내장 단풍, 당단풍, 신나무, 고로쇠나무 등이 있다. 전망대로 가는 길에는 상록활엽수인 ‘굴거리나무’가 군락(群落)을 이루고 있는데, 이곳이 북방한계선이기 때문에 천연기념물 제91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단풍나무의 속성인 ‘Acer’는 라틴어로 ‘강하다’라는 뜻으로 실제로 나무의 질이 강하여 배의 키, 볼링장의 바닥은 물론 현악기의 뒷 판이나 테니스 라켓 등에 사용되고 있다. 독일의 ‘LORENZ’사에서 고급 단풍나무로 만든 ‘도미노’ 장난감은 넘어질 때 아주 맑은소리가 나와 세계적으로 그 유명함이 알려져 있다. 
가을 정읍의 내장산 단풍은 잎이 작고 섬세하며 다른 곳에 비하여 유난히 붉어 온 산을 비단을 펼쳐 놓은 듯 매우 아름답기에 많은 사람들이 극찬하고 있다. 
누군가는 우리 정읍 지방이 백제 시대 유일하게 남아 있는 한글 가요이며 우리 국문학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정읍사(井邑詞) 여인의 ‘기다림의 정념’과 한국 근대사에 있어 반봉건의 주체와 반제의 자주 독립의 기치 아래 분연히 항쟁한 동학농민혁명(東學農民革命) 민중들의 ‘개혁의 한’이 함께 타올라서 내장 빨간 단풍으로 승화되어 곱고 아름다운 단풍이 탄생 되었다고 정읍만의 역사적인 의미로서 단풍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작년부터 ‘정읍신문사’는 이러한 내장 단풍의 역사적 가치를 확산시키고자 ‘단풍나무심기 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더욱 살기 좋고 아름다운 정읍발전을 위한 이 운동에 정읍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많은 성원과 동참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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