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해 9월 정읍사공원에서 열린 정읍시립국악단의 ‘다락콘서트’ 공연 모습

상설공연 상품화 요구 불구 성과 없어, “상설공연도 노조와 협의해?”
“46억 들여 시립예술단 운영하느니 방송사 대형 공연이 만족도 클 것”

46억원이나 들여 시립예술단을 운영하느니 차라리 방송사 대형 공연을 정기적으로 유치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양질의 공연으로 인한 시민 만족감도 클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읍시가 운영중인 시립예술단(국악단, 합창단, 농악단) 단원들에 대한 기량이 뒤떨어지고 관리감독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 시의원만 귀를 열고 듣는게 아니고 집행부도 귀를 열고 들어달라”(정상철 의원)
지난 11월 14일 열린 문화예술과에 대한 정읍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립예술단에 대한 지적중 일부이다. 이 자리에는 문화예술과 직원을 비롯해 2023년 9월에 재위촉된 김용호 시립국악단장도 참석했다.
특히, 이날 감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시립국악단의 역할론이 기대에 못미치고, 이들에 대한 정기적인 평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예전 단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개인 실기평가’는 2012년 국악단노조와 단체협약에서 ‘연말 창작공연 작품 평가’로 변경되면서 평가의 기능을 상실했다.
10여년 넘게 이런 실정이다보니 단원들이 열심히 기량을 연마하지 않아도 근무에 지장이 없게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들의 공연을 본 시민들은 병창 공연시 립싱크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일부 시민은 단원들의 연습 모습을 보면 마치 중·고생이 연습하는줄 알았다며 동영상을 시의원에게 제보하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이도형 자치행정위원장과 정상철 의원, 박일 의원,이상길 의원 등이 시립국악단의 문제를 강하게 질타했다.
현재 정읍시가 운영하는 시립예술단에는 총 46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며, 이중 시립국악단에는 31억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정상철 의원은 시립예술단의 기량 연마 부족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와 단원들의 정읍 주소이전 실태 미흡을 지적했다.
박일 의원은 “시민들이 시의원들에게 정읍시 재정 규모로 봐서 국악단과 농악단 등의 예술단을 이렇게 많이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 거기에 국악단과 유사한 수제천까지 운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큰 방송사에 매달 1-2억씩 주고 공연을 요청해도 그보다 덜 들어가고 양질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데 왜 그런 쪽으로 생각하지 않느냐고 반문한다”고 했다.
46억원이나 들여 시립예술단을 운영하느니 차라리 방송사 대형 공연을 정기적으로 유치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고 양질의 공연으로 인한 시민 만족감도 클 것이라는 항변인 것이다.
▷연간 31억원의 예산을 투자하고 있는 시립국악단은 총 35명의 단원들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하고 있다.
근무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인 것은 남은시간 단원들이 자기계발에 투자해야 하는 것이지만 이것도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 시의회와 시민들의 반응이다.
국악단원들의 공연 실력을 보면 자기계발 부족이 눈에 들어온다는 지적이다. 특히, 하루 근무시간이 5시간에 불과해 일반 공무원에 비해 2배 정도의 급여를 받는 셈이다.
국악단원의 신분에 대해 총무과 인사팀 관계자는 “공무원이 아니고 ‘정읍시에 고용된 국악단원’이라고 부르면 될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이들의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는 점이어서 단원들이 자기계발에 주력하지 않을 우려가 있어 개인 평가를 실시해 그에 합당한 조치가 이뤄져야 하는데 10여년 넘게 시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시민은 단원들의 연습 모습을 보면 마치 중고생이 연습하는줄 알았다며 동영상을 시의원에게 제보한 동영상을 보여주자 김용호 단장은 “전공이 아닌 대중음악을 노래하는 거여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박일 의원은 “현 국악단에 대해 2년에 한번씩 공개 평가를 통해 국악단의 요구에 부합하지 못하는 단원은 도태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면서 “많은 시민들이 자치행정위원들에게 이런 요구를 했으니 어떻게 나갈 것인지 고민하고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도형 위원장은 “노조는 노동법의 틀 안에서 근로자의 권익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지 자신들이 노력해야 할 부분까지 다 안해도 되는 것은 부당하게 생각될 수 밖에 없다”면서 “협상 결과에 따라 평가도 안받고, 평가 안받는 것을 연말에 대체하고 잘하는 사람들에게 묻어서 가버리는 것은 결국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모습이 될 수 있다. 연말 발표와 관련해 대안을 마련해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누가 보더라도 객관적인 평가가 될 수 있도록 전문가가 입회해 평가에 준하는 공연이 되도록 계획을 수립하라고 요구했고, 유태영 문화행정국장은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검토해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상길 의원은 시립예술단의 주소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국악단의 경우 35명중 50%만 정읍에 주소를 두고 있고, 시립합창단은 44명인데 20명만 정읍에 주소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나마 농악단은 정읍거주 비율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밝혔다.
“조례도 무시하고 애정을 갖고 있지 않다고 단정할 수 있다”면서 “한명이 정읍으로 주소를 옮기면 교부금이 얼마냐”고 지적했다.
또한 당초 상·하반기에 계획됐던 상설공연도 제대로 추진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강한 질타가 이어졌다.
당초 상·하반기 2개월동안 주1회씩 상설공연을 해야 하지만 계획대로 진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김용호 단장은 “하반기에 두달정도 계획이 잡혀 있었는데 공연이 몰려 있다보니 공연 피로도가 있어서 노조에서 절충안을 냈다”고 답하자, 박일 의원은 “상설공연 시행시기를 다른 달로 바꾸면 되지 그런것까지 노조와 협의해야 되느냐”고 따졌다.
특히, 국악단 노조가 상설공연 추진과 관련해 이견을 제시하며 유태영 문화행정국장실을 찾아 항의하며 소동을 벌이는 상황을 시청 내 직원들이 모두 목격하기도 했다.
 본보는 수차례 국악단 상설공연을 관광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당시 유태영 국장은 “상설공연은 노조와 협의할 사안이 아니다. 관련 부서와 협의하라”고 말했고, 노조측은 대화거부라며 시장을 고발하겠다고 했다는 것.
의원들은 또 시립국악단 총 35명 가운데 11명이 비노조원이고 24명이 노조에 가입한 상태에서 갈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정읍시는 오는 12월 13일 전문가를 초빙해 국악단원의 평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읍시 관계자는 “이번에는 반드시 전문가 평가위원들을 초청해 단원들의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난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이 지적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이나 개선 요구에 따른 변화 의지도 매년 행정사무감사 기간 반짝하다 사라진 경우가 많아 실제 추진될지 여부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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