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크리스마스 연휴에 서울에서 거주하는 시각장애인들이 우리 고장에 다녀갔다. 
이날 방문한 시각장애인들은 중년 이후에 질병으로 시력을 잃고 어두운 삶을 헤쳐 나가며 안마지압사 일을 하고 있는 유광석, 도승희 씨이다. 
서울에서부터 이 두 분의 안내를 맡은 분은 고향이 순창이면서 서울에서 교직생활을 정년퇴직한 전 자양중학교 강성욱 선생이었다. 
이 분들은 정읍들판의 눈밭을 밟고 싶고 정읍의 맛있는 음식을 경험하고파 겨울여행을 정읍으로 결정했다고 한다. 
마침 며칠간 많은 눈이 내린 덕에 동학농민혁명공원에 들러 맘껏 눈을 밟으며 눈을 뭉쳐 던져보기도 하고 백일홍나무에 살포시 얹혀있는 눈을 털어보며 설경을 몸으로 느껴보았다. 
공원에 있는 동학농민혁명군상 ‘불멸, 바람길’에 가서는 손으로 직접 동상들을 어루만지며 작품을 이해하는 시간을 오랫동안 가졌다. 
특히나 역사에 박식한 분들이어서 동상 하나하나의 작품에 대한 이해가 빨라서 더 의미가 컸다. 올려다보는 동상이 아니라 누구나 옆에 서서,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동상이어서 가능한 일이라며 새 동상에 대한 칭찬을 마다하지 않았다. 
정읍들판의 바람을 차창너머로 느끼며 내장산까지 방문하여 맘껏 눈밭에서 설경을 마음으로 느낀 두 분은 호수장에서 매기매운탕으로 식사를 하고 쌍화탕 집에서 따뜻한 차 한 잔으로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정읍의 포근함을 맘에 가득 담고 간다며 훗날 다시 또 오겠다는 약속을 하며 흐뭇한 미소로 정읍과 작별했다.
이번 시각장애인의 방문으로 새로 건립된 동상이 이들에게도 진실된 역사의 경험을 체험할 수 있게 할 수 있다는 걸 많은 이들이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사진, 글 최낙운 원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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