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4일 정읍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황토현전적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 현장.
-사진은 지난 4일 정읍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황토현전적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 현장.

유교식 추모 공간 기능 탈피, 전승지로서의 혁명적 분위기 강화
기념공원과 중복된 시설 처리 놓고 사적분과위원과 선양위원 이견
동학농민군이 관군과 싸워 최초·최대로 승리한 황토현전적이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과 합쳐져 전승지로서의 위상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시는 4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황토현전적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를 갖고 황토현전적과 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의 활용 및 보존 방안에 대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중이다.
최종보고회는 용역기관(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의 발표 이후, 황토현전적과 기념공원의 공간 재구성 및 연계 방향에 대해 참석 위원들의 열띤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날 최종 용역발표회에는 이학수 정읍시장과 송금현 부시장, 이사규 문화행정국장, 정읍시의회 이도형 의원, 문화재청 사적분과위원인 이승용 위원장, 신웅주 조선대 교수, 이재운 전주대 명예교수, 전북도와 정읍시 동학농민혁명정신 선양위원들이 참석했다.
이학수 정읍시장은 “이번 용역을 바탕으로 황토현전적이 전승지로서의 의미를 강화해 동학농민군 최초·최대 승전지임을 전국민이 알았으면 좋겠다”며 “동학농민혁명 주요 핵심 유적지를 빠르게 정비해 혁명 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황토현전적은 동학농민군이 관군과 싸워 최초·최대로 승리한 역사의 현장이지만, 승리의 메시지를 부각하는 기념시설이 아닌 유교식 추모 공간으로 조성되면서 본래의 의미가 퇴색·변질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기존 시설이 노후돼 본래 기능이 상실되면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보존관리를 위해 종합정비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는 이러한 의견을 반영해 지난 6월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 황토현전적의 철저한 현황조사와 국내·외 사적지 보존관리의 성공 사례 분석 등을 진행했다.
특히 황토현전적의 단기(2년)·중기(5년)·장기(10년) 정비계획을 수립해 전적지의 새로운 가치 창출과 문화콘텐츠 자원을 확보해 정읍이 동학농민혁명 중심 도시로서의 기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황토현전적이 지닌 유적지로서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유교식 추모 공간 기능을 탈피해 전승지로서의 혁명적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용역을 맡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백진 교수의 설명에 이은 토론에서 문화재청 사적분과위원은 정읍시의 종합정비계획 방향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
용역사 측은 황토현전적 전체 건물에 대한 개보수 진행을 통한 부분적 보완 방안을 1안으로, 일부 건물을 이전 건축하거나 철거를 고려해 조각상 일대에 대한 인지성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의 2안을 제시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노후시설 대체와 일대 녹지환경 개선, 부적절한 무궁화와 이팝나무 등 정비, 황토현전적과 기념공원간 유기적 연계 동선 계획, 새로운 교육 공간 창출 등을 제안했다.
용역사 측의 설명에 대해 김재영 정읍역사문화연구소장과 이준화 기자 등 선양위원들은 2안에 공감의 뜻을 표하고, 보다 현실적인 추진 방안에 대해 용역사 측이 추진 가능성 여부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영채 동학농민혁명유족회 이사장은 “모든 정비 방향이 문화재청의 가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 아니냐. 가능한 선이 무엇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승용 사적분과위원장은 “황토현전적에 대한 종합정비계획을 추진하면서 용역사가 제안한 1안이냐 2안이냐를 결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면서 “현재 있는 건물을 굳이 철거하거나 이전하면서 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지, 역사적인 문제와 지역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후 진행해야 한다. 그에 앞서 왜 기념공원과 황토현전적에 중복된 시설이 건립됐는지 먼저 따졌어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선양위원들은 “국가기념공원을 조성하면서 황토현전적에 있는 시설과의 중복 여부는 전문가들이 토론의 과정을 거치면서 감안했어야 했다”면서 “이를 무시한 채 공사를 진행한 후 중복된 시설의 철거와 이관을 추진하자 난색을 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용역사 측은 “현대 사적정비에서는 높이가 있는 상징물보다는 수평적인 상징물로 대체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인물유적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설물 도입보다 안내판 등에 해당 인물과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고 상징적인 터로 정비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했다.
한편 정읍시는 이번 용역을 통해 △‘불멸~바람길(전봉준장군과 동학농민군상)’ 주변 환경정비로 군상의 전면 공간 확보해 시·공간적 인지성 개선 △과거 지형, 침엽수림 복원을 통한 녹지 공간 확보 △기존 건축물 활용 가능성 여부 조사 후 철거·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황토현전적과 기념공원 동선을 재정비해 두 개로 나눠진 공간을 하나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이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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