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사방이 막힌 만수리 하만마을 모정(상)과 옛 모습 그대로 갖춘 내장금붕마을 모정(하)
-사진은 사방이 막힌 만수리 하만마을 모정(상)과 옛 모습 그대로 갖춘 내장금붕마을 모정(하)

전체 모정 731개소 중 상당수 리모델링 통해 사방 막아
-농촌은 지금//

“불과 수년 전부터 농촌마을의 상징이었던 모정이 제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일부 선거직들이 불필요한 곳에 예산을 선심성으로 지원하고, 마을 주민들은 당초 목적에 맞지 않는 시설을 추가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정읍지역 농촌마을에 들어서 있는 모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농촌지역의 모정은 예정 모정의 형태와 크게 달라졌다.
사방으로 셔터문을 달거나 유리로 창문을 달아둔 곳도 여기저기 찾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겨울과 여름을 위해 에어컨 설치 요구와 TV설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단순하게 더위나 비를 피해 걸터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 사방을 막으면서 경로당과 비슷한 중복된 시설로 변해하고 있는 것이다.
정읍지역에 세워진 모정은 총 731개소이다. 그런가하면 마을마다 경로당도 708개소나 있다.
모정과 경로당은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계절로 나뉘게 된다. 봄과 여름 등 날씨가 따뜻한 계절에는 모정을, 늦가을과 겨울에는 모정을 이용한다.

▷모정이 경로당처럼 중복투자가 가능한 이유는 관리부서의 이원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정은 건설과에서 관리하고, 경로당은 노인장애인과에서 관리하다보니 서로의 중복성이 확인되지 않는 것이다.
정읍시는 올해도 모정 유지관리비로 6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다행스럽게도 새롭게 신축되는 모정은 없다.
본보 편집위원들은 “사시시철 아무나 걸터앉아 쉬는 곳이 모정이다. 겨울에는 당연히 눈보라와 비바람을 맞는 곳이다”며 “가뜩이나 인구감소와 지역 소멸이 우려되는 시점에서 그런 곳에 예산을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모정은 당초 모정의 기능을 하도록 두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정읍시 고부면 만수리 하만마을 모정은 유리로 사방을 막아놨다. 비단 이곳 모정뿐 아니라 상당수 모정이 리모델링을 통해 천막이나 유리, 셔터 등으로 사방을 막아놨다.
그러다보니 겨울철에는 이용하지 못하게 문을 잠가두는 곳이 많다.
선심성 시설에 예산을 지원하는데 불만을 갖고 있다는 A씨는 “모정은 말 그대로 사방이 트인 공간이다. 사방을 막다보면 당연히 문이 생기고 문을 잠가 이용이 제한된다”면서 “잘 관리된 오래된 모정은 미래 문화유산을 넘어 문화재가 될 소지도 있는데 무책임한 시설로 인해 소중한 우리의 자원을 파괴하는데 동참하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이와는 반대로 모정의 당초 기능을 원형대로 유지하고 있는 모범적인 사례는 내장금붕마을이다.
논 가운데 위치해 있으면서 커다른 팽나무가 모정을 감싸고 있다.
여름이면 무더위를 피해 모정을 찾는 사람들이 많고, 눈 내리는 겨울에는 아름다운 풍경에 농촌이 정취를 그대로 전해주는 경관을 제공하고 있다.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이용자도 없는 마을의 모정에 또다른 예산을 투자해선 안되며, 후세들에게 농촌의 상징인 모정의 유산을 그대로 남겨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이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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