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철/ 김대중재단 정읍지회장

전북은 2024년 1월 18일자로 128년 역사를 뒤로하고 전북특별자치도로 새롭게 출발했다. 전남·광주에 묶인 호남권에 예속되지 않고 전북만의 독자권역을 가진 지방정부로 재탄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영문명도 ‘Jeonbuk Province’에서 Jeonbuk State’로 바뀌어졌다. 통상 일선 자치단체는 지방의 개념을 가진 ‘Province’를 사용하지만 특별자치도는 독립적 영역의 정부를 뜻하는 ‘State’로 표기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전북이 가진 책임의 범위도 더 넓어졌고, 할 일도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입법 절차가 남았지만 특별자치도는 ‘외교, 국방, 사법’ 등을 제외한 행정, 치안, 교육, 산업 등의 광범위한 자치권이 보장되는 광역 지방정부를 지칭한다.
기업 유치를 위한 특구 지정 등 산업 특례 기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자치 경찰제가 실시되고, 교육 자치권도 폭이 넓어진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출범은 전국을 5개 메가시티(수도권, 부울경, 대구경북, 광주전남, 충청권)와 3개 특별자치도(제주, 강원, 전북) 등의 8개 권역으로 나누는 5극 3특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되는 것을 뜻한다.
제주는 국제자유도시로, 강원은 4대 규제 해소, 전북은 산업 특례를 위주로 특별법을 꾸릴 것이기 때문에 4차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메카 새만금시대의 ‘산업 전북’에 대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특히 ‘수도권과 지방의 차별, 영남과 호남의 차별, 호남 내에서도 광주.전남과 전북의 차별’ 등 삼중 차별에 고통을 받는 ‘전북 홀대 시대’를 청산한다는 의미에서 3백만 출향인들도 모두 반기고 환영하고 있다.

특별자치도의 특별한 권한의 핵심은 도지사의 폭 넓은 권한이다.
그간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진행될 수 있던 사업들을 전북특별자치도 특례에 따라 도지사가 직접 권한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른 신속한 행정절차는 물론 지역의 특성과 빈부 차이 등의 여건을 감안해 도 차원의 핀셋 사업을 벌일 수 있다. 
전북의 핫 이슈인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도 도지사의 역할로 손쉽게 이뤄질 수 있다. 
시군 통합의 경우 시장·군수와 도지사 협의 하에 지방시대위원회에 건의할 수 있으며, 이 때 주민투표 없이 추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읍·면·동 행정구역을 조정할 때도 도지사가 폐지·설치·분할·합병 등을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결정할 수 있다.
건축 등의 사업행위를 제한하는 절대농지와 도립공원을 도 권한으로 해제·지정할 수 있게 되며, 사업 추진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권한이 국토교통부에서 전북특자도로 이관된다. 
교육부가 가진 사립대학의 정원조정 권한도 특별자치도로 넘어온다. 우리 전북에 꼭 필요한 미래 맞춤형 학과 신설이 가능해져 이차전지와 농생명 산업 등의 전략사업에 필요한 정원을 용이하게 확충할 수 있게 되는 등 전북 발전의 획기적 인재 양성이 가능해졌다.
또한 법무부장관이 갖고 있는 외국인 비자 업무의 일부가 도지사로 이관됨에 따라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 뿐 만 아니라 외국인 농업 인력을 각 시군의 특성에 맞게 산업체 외국인 근로자 수준으로 데려올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전북특별자치도는 명실상부한 농생명산업의 메카로 새로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제도적, 환경적 지원 시스템을 완비하게됨으로서 새만금 농생명허브를 중심으로 아시아의 네덜란드로 비상할 수 있다는 꿈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장밋빛 미래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앞으로 전북특자도의 특례 법안을 얼마나 만들고 담느냐에 달려있다. 다른 시도의 견제를 슬기롭게 피해나가면서 전북특자도가 필요한 입법을 하기 위해서는 전북 정치권의 위상 회복과 대동 단합 그리고 출향인들의 측면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해말 새만금 예산 대폭 삭감과 전북 국회 의석 감소 우려 등으로 전북인의 자존심이 큰 상처를 받았다. 연초에도 전북 사랑의 온도탑이 목표액 116억원을 채우지 못하고 전북의 금융기관 대출 연체율이 전국 최고라는 우울한 소식이 연거푸 들리고 있다. 이런 잠자는 전북을 깨우는 신호탄이 바로 전북특별자치도의 출범이다. 130년 전 동학농민혁명 발발 이래 조선 정부와 일제의 무자비한 탄압으로 침체된 전북인의 역동성을 깨우는 방아쇠가 될 수 있다. 백제 멸망 이후 변방으로 전락한 전북이 동아시아의 강자로 떠오를 벅차오르는 그 날을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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